삼동이 눈을 뜬다. 눈을 뜨자마자 심장이 쿵 내려앉는 이유는 비단 도망자인 제 신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제 품에 꼭 안겨 잠든 시우를 내려다보니, 누군가 심장을 손톱으로 살살 긁는 듯 간지럽다. 시우가 깨지 않도록 양팔에 지그시 힘을 주어 끌어 안아본다. 소위 심장이 터질 것 같다는 말의 의미가 뭔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알 것 같다.

보통

500P 591 114 49 2021.01.06

[죽고 싶은 남자와 죽이고 싶은 남자의 살맛 나는 동거]

죽고 싶은 남자와 죽이고 싶은 남자의 살맛 나는 동거 - 7일

4일 째

시우가 눈을 뜬다. 정말 오랜만에 푹 잔 듯 개운한 느낌이다. 바이올린 현이 목을 조르는 꿈이 두려워 잠들기를 거부하다 겨우 잠이 들면 똑같은 악몽에 시달리기를 몇년 째, 오늘처럼 편안한 잠이 얼마만인지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목에 칼을 댄 낯선 남자에게 보호 받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얇은 이불이 시우의 목까지 덮여 있다. 현에 눌려 망가진 손가락 끝으...

보통

500P 620 113 63 2021.01.05

[죽고 싶은 남자와 죽이고 싶은 남자의 살맛 나는 동거]

죽고 싶은 남자와 죽이고 싶은 남자의 살맛 나는 동거 -7일

3일 째

삼동이 눈을 뜬다. 삼동과 같은 줄에 묶인 시우의 오른손이 삼동의 팔에 딸려 올라가 꼭 만세를 부르는 것 깉다. 삼동은 시우의 팔이 편해지도록 제 팔을 내려 이리저리 자리를 바꿔 본다. 팔이 편해진 시우가 만족스러운 듯 입을 몇 번 쩝쩝거리더니, 이내 다시 잠에 빠져 든다. 피곤하기도 할 테지, 남들은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한 자살 시도와 인질극 두 가지...

보통

500P 650 116 63 2021.01.05

[죽고 싶은 남자와 죽이고 싶은 남자의 살맛 나는 동거]

죽고 싶은 남자와 죽이고 싶은 남자의 살맛 나는 동거 -7일

2일 째

시우가 눈을 뜬다. 곧 어깨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이 찾아든다. 열중쉬어 자세로 줄에 묶인 손과 새우처럼 웅크린 허리, 제대로 펴기도 어렵다. 밤새 뒤로 젖혀졌던 어깨와 겨드랑이 쪽은 거의 감각도 없을 지경이다.허리와 어깨를 천천히 움직여보다가 벽을 베개 삼아 기댄 삼동을 발견한다. 모자로 얼굴을 반쯤 가린 사이로 날카로운 턱선과 양끝이 살짝 올라간 입술,...

보통

500P 826 131 76 2021.01.05

[죽고 싶은 남자와 죽이고 싶은 남자의 살맛 나는 동거]

죽고 싶은 남자와 죽이고 싶은 남자의 살맛 나는 동거 - 7일

1일 째

시우는 오늘 죽는다. 의자를 밟고 올라가 형광등 안쪽에 고정시킨 줄을 올려다본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공기를 크게 들이마신다. 폐에 남은 공기를 하나도 남김없이 공중으로 날려 보낸다. 삶에 대한 미련이라도 되듯. 동그랗게 매듭지은 줄에 얼굴을 밀어 넣는다. 턱에 닿는 메마른 촉감에 소름이 돋는다. 줄은 시우의 목을 반으로 가르듯 깊이 들어온다.

스톡홀름증후군

보통

500P 3244 163 104 20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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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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